Monday, May 31, 2010

어거스트 러쉬 August Rush

딱 한가지 crucial한 가정만 한다면 이 영화는 최고의 영화다.
"인간이 영화를 보는 목적은 현실에서 절대로 일어나지 않을 법한 일들을 꿈꿔보고 그런 일종의 fantasy 속에서 대리 만족을 얻기 위해서이다"라는 가정이 바로 그것이다. 이 가정만을 바탕으로 이 영화를 본다면, 꽤나 감동을 쥐어 짜내는 비현실적인 plot에 더해 감성을 자극하는 유려한 음악은 관객 모두의 감성을 풍부하게 자극할 법하다. 더러는 감동에 눈물도 흘리겠지. 확실히 우리 나라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영화라고 생각하고 찾아보니 cj에서 투자를 좀 했고, 그 덕에 스토리 전개에도 적잖게 목소리를 냈나 보다(presumably 보다 눈물을 쥐어짜도록...).

넛지 Nudge


행동경제학파의 대표주자라는 두명의 저자 리차드 탈러와 캐스 선스타인은 이 책에서 현명한 선택을 이끈다는 넛지가 대체 무엇이고, 왜 넛지가 필요하며, 구체적으로 어떻게 실생활에 implement할 수 있는지에 대해 굉장히 깊이 있는 분석과 설득력 있는 제안들을 하고 있다. 이콘이 아닌 인간이란 경제 주체는 어림 감정, 현상유지 편향, 비현실적 낙관주의, 손실기피, 그리고 프레이밍이라는 매우 인간적인 오류를 범할 수 밖에 없으며, 이러한 불완전한 의사 결정 주체가 보다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개인적, 사회적 넛지가 필요하다는 것이 저자들이 강력히 support하는 소위 자유주의적 개입주의(libertarian paternalism)의 배경이다. 저축, 주식 투자에서부터 연금제도, 그리고 결혼제도까지 실제로 적용된다면 긍정적인 파장이 엄청날 듯한 현실성 있는 넛지 제안들을 접하면 접할 수록 나 역시 저자들의 주장에 보다 동의하게 되지 않았나 싶다. 민간부문, 공공부문의 선택 설계자들은 물론 타인과 interact하며 살아가는 현대인 모두가 한 번은 읽어 보고 곰곰이 생각해 볼 만한 아주 좋은 책이다. 물론 가능하다면 현실에서 이 넛지 이론을 적용한 선택 설계 시스템을 설계하여 보다 나은 선택(혹은 보다 이득이 되는 선택)을 하도록 유도할 수 있다면 더 좋을 것이고.

Saturday, May 22, 2010

2020 대한민국, 다음 십 년을 상상하라

꽤나 기대를 많이 하고 찾아 본 책이지만, 기대가 너무 컸던 걸까. 이 책에서 "다채로운 시각과 아이디어로 가득한 날카롭고도 기대에 찬 훈수"는 그다지 찾기가 어렵다. 저자들이 던지는 일련의 조언들, 이를 테면 서비스 산업을 보다 적극적으로 육성해야 하고, 폐쇄적 민족 주의를 배제하고 보다 적극적으로 개방해야 하고, 한국만의 고유한 국가 브랜드를 만들어야 하고, 교육 제도 또한 개혁해야 하며, 녹색 성장을 꾸준히 추진해야 한다는 등의 조언들은 때론 지나치게 깊이 없는 "잔소리"로만 들리고 때론 너무 당연하게 들리기도 한다. 아울러 현 정권의 대통령 국제자문위원회 위원장으로 있는 도미니크 바튼이 주도적으로 발간에 참여했기 때문인지 현 정권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 일색의 어조가 많이 아쉬웠다. "외국인의 입장에서 바라 보는 한국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에 대한 짤막한 잔소리 모음집" 정도가 아닌가 싶다(개중엔 꽤나 깊이 있는 분석들도 있었지만..).

Friday, May 14, 2010

District 9

무지 기발하다. "지구에 불시착한 외계인들"로부터 시작되는 setting부터 꽤나 기발하다. 허나, 피터 잭슨이 가장하고 싶었던 얘기는 과연 무엇이었을까. 인간과 외계인의 우정이었을까, 무자비한 인간의 이기심이었을까, 아님 인간성이란 처참히 짓밟힐 수 밖에 없는 자본 주의 사회의 비참함이었을까. 인터뷰, 뉴스 보도 등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전개 방식은 스토리 자체를 보다 현실성 있게, 몰입도 높게 풀어 내고 있다. 발상은 물론, 이야기 전달 방법 역시 굉장히 창의적이라고 느껴진 영화(여담이지만 앞으론 더욱 더 이런 창의성에 대한 사회적, 국가적 필요성이 커질 것이라 확신한다).

2012



한마디로 "전형적인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오락 영화." 신나게 깨부수고, 극적으로 위기를 피하고, 몇몇은 안타깝게 희생하고, 그래도 결국은 happily ever after한 결말을 맞게 된다는 이야기. 머리를 비우고 멍때리며 보기 딱 좋은 영화. 것도 음향효과, 시각효과 만땅인 극장에서 멍때리며 본다면 더 좋았을 영화. 머릿속에 남는 것도 딱 그 정도 뿐인 영화.

Monday, May 10, 2010

위대함의 법칙


포춘지가 한 권의 책으로 묶어 낸 미국의 소위 "위대"하다는 CEO들로부터 살펴보는 위대함의 법칙이랜다. 위대한 시작, 위대한 업무 방식, 위대한 의사결정, 위대한 역할 모델, 위대한 팀, 그리고 위대한 조언까지 이 책은 6가지의 카테고리에서 그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조금은 미화되었을 법한 CEO들의 인생 이야기도 있지만 팀웍에 대한 깊이 있는 코멘트들이나, a.g 래플리, 피터 드러커, 워렌 버핏, 앤 멀케이 등이 들려주는 인생 최고의 조언 등은 마음 속에 새겨 둘 만큼 좋은 것들이었다. 각종 사기로 부당한 이익을 챙긴 사실이 밝혀짐과 동시에 논란이 되고 있는 골드만 삭스의 전 CEO 행크 폴슨이 좋은 리더의 필수 덕목으로 "겸손"을 언급하는 부분은 just another successful business man's hypocrisy라고 밖에 느껴지지 않은 건 사실이지만...어쨌든 최고를 향한 열정으로 가득찼던 CEO들로부터 직접 듣는 그들의 이야기는 항상 가슴을 뛰게 한다. 더 부지런히, 더 열정적으로, 더 열심히 살자.

Monday, May 3, 2010

시계태엽 오렌지 A Clockwork Orange

1년여만에 제대로 된 문학 작품을 읽었다. 시계태엽 오렌지는 인간의 자유의지마저도 구조적으로 억압하고 강제하는 사회의 부조리를 통쾌하게 까발리는 작품이다. 시계 태엽을 돌리는 대로 자연스럽게 자라나는 오렌지라는 식물처럼 살아가도록 만드는 사회의 법과 규율, 그리고 모든 질서들에 대한 반항이랄까. 책을 덮고 가장 먼저 떠오른 건 Joyce의 젊은 예술가의 초상 속 Stephen이 보인 성장 이야기였지만, 시계태엽 오렌지는 뭐랄까, 훨씬 더 드라마틱하고 폭력적인 명작이다. 조지 오웰만큼 통렬하게 인간 사회를 관통하는 문제의식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앤서니 버지스의 시각 또한 맘에 들었다. 어쨌든, 무지 재미있었고 무지 강한 impression이 남는 책이었고, 덕분에 난 모처럼 연쇄살인 스릴러 악몽과 함께 새벽 잠을 뒤척였다. (분명 좀 더 강한 폭력, 자극이겠지만) 스탠리 큐브릭의 영화 또한 챙겨 보아야겠다.

Sunday, May 2, 2010

경영자 vs. 마케터 (War in the Boardroom)

한국판 제목은 "경영자 vs. 마케터"라는 다소 자극적인 제목의 이 책 "War in the board room"은 한마디로 너무 흥미롭고 재밌다. 전세계적으로 마케팅 전문가로서 유명한 저자 알 리스는 이 책에서, 논리, 이성을 중시하는 좌뇌형이 대부분인 경영자와 직관, 감성을 중시하는 우뇌형이 다수인 마케터 사이에서 어쩌면 필연적일 수 밖에 없는 논쟁들을 사례 중심으로 재밌게 저술하고 있다. 마케팅 불변의 법칙, 포지셔닝, 마케팅 반란 등 과거 저서들에서 밝혔던 마케팅 전략의 기본에 대해 다시 한번 강조하고 있는데 핵심적인 메세지는 결국 "제품 자체가 얼마나 우수하건 중요한 건 소비자의 인식이다. 소비자의 머릿 속에 포지셔닝 할 수 있는 차별화되고 핵심적인 메세지가 기업의 성패를 좌우한다"는 것으로 이 메세지를 중심으로 몇가지 핵심적인 논점에 대해 다소 급진적으로 들릴 수도 있는 마케터로서의 견해를 저술하고 있다. 여태 자본주의 사회 속에서 25년간 살아온 소비자의 입장에서 200% 저자의 의견에 동의하지만, 너무 섣부르게 내리는 결론이 아닐까 하는 기우(?!)에 조만간 알리스가 소위 경영학자라 부르는 진영의 주장도 보다 심도 있게 공부해 보고자 한다.

p.s

-내가 진정으로 좋아하고, 진정으로 하고 싶은 것. 이제 조금은 제대로 알 것 같다. 그 것만으로도 의미있는 2010년 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