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August 31, 2010

Memento

인셉션 개봉과 함께 주위에서 워낙 크리스토퍼 놀란 칭찬을 하는 바람에, 이제야 제대로, 진지하게 보게된 메멘토는 인간의 심리, 특히 "기억"의 극도로 이기적인 주관성에 대해 한번쯤은 깊이 생각해보게 해주는 수작이다. 생소한 진행 방식이 다소 혼란스럽긴 하지만, 주된 theme에 맞춰 이야기 진행 방식마저 적절하게 구성된 듯한 느낌이다. 개인의 memento는 물론이고, 집단의 기억을 토대로 그려지는 역사라는 일종의 "collective memento"조차도 어쩌면 내가, 혹은 역사의 승자가 기억하고 싶은 것만 취사선택하여 모두에게 받아들여지는 fact로 "날조"해온 것인지도 모른다. 인류 역사에 과연 객관성이란 존재하는가. 대체 객관적이라는 건 어떤 기준에 비춰 객관적이란 이야긴가. 그 기준은 대체 누가 만드는가.

3:10 to Yuma


러셀 크로우와 크리스챤 베일의 "영혼을 담은 듯한" 열연에 영화 중반에 접어들 수록 두 배우의 눈에서 시선을 뗄수가 없다. 1957년 원작을 리메이크한 이 2007년도 작품은 웨스턴 영화에서 기대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현대적으로, 매우 세련되게 보여주는 작품이다. 다소 생소한 이름 때문에, LA에 있을 당시엔 그다지 큰 관심을 갖지 않았던 영화이기에 무언가 아쉬움이 남는다.

Monday, August 23, 2010

논리의 기술

논리의 기술을 처음으로 제대로 읽고 나서는 이 책을 왜 이제야 정독하였을까라는 아쉬움과, 이 책을 이제라도 읽어서 정말 다행이다라는 안도감을 동시에 느꼈다. "논리적 커뮤니케이션의 신화적 바이블"이라는 표현에 전적으로 공감하며,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 효율적인 사고에 있어 필수적인 "논리"의 기본을 탄탄하게, 세심하게 가르쳐 주는 좋은 교재이다. 번역의 한계인지 조금은 난해한 문장들이 많았지만, 분명 1번이상 곱씹으며 "공부"해볼만한 매우 좋은 책이다. 분석적 가추법과 과학적 가추법의 차이점에 대해 분명히 알게된 점만으로도 개인적으론 더욱 의미가 있는 책이 아닐까 싶다.

크래쉬



크래쉬를 보면서 시종일관 불편한 마음에 답답함을 참을 수가 없었다. 이는 분명, LA를 배경으로 일어나는 사건을 중심으로 전개된다는 점 이외에도, 영화의 처음부터 끝까지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미국 사회의 Racism과 Racial Stereotype이 내가 미국인, 미국사회의 번듯한 표면 아래에서 어느 순간 발견했던 그 것과 정확히 일치하기 때문일 것이다. 미국 사회는 분명 race라는 인류 문명의 커다란 해결 과제에 있어 가장 진보한 나라임에 틀림없지만, 그런 미국 사회마저 이토록 지독하고 이토록 잔인한 선입관과 편견 속에서 어둡기 그지 없는 범죄들로부터 자유롭지 않다는 것이 유난히 비극적이고, 슬프게만 느껴진다. 크래쉬는 그런 회색빛 현실을 너무 밝지 않게, 조금은 어둡게 그려내고 있지만 이런 비관적인 세계관이 나름 미국물을 제대로 먹었다고 자부하는 내게 있어, 오히려 지극히 현실적으로 느껴졌다는 건, 그만큼 이 영화가 미국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잘 그려내고 있다는 증거가 아닐까.

Saturday, August 14, 2010

Evita

30여년 짧은 일생을 파란만장하게 살다 떠난 아르헨티나의 국모 Eva Peron의 열정과 야망을 달콤하고 극적으로, Andrew Lloyd Webber식 뮤지컬로 표현한 명작이다. 마돈나의 Don't cry for me argentina는 한동안 잊지못할 아름다운 멜로디의 명곡이고, 안토니오 반데라스의 차가운 표정과 힘 있는 목소리 역시 인상적이다. 뮤지컬 영화라면, 이 영화 에비타 정도가 Global Standard 그 자체(영상/스토리/음악/촬영/even 마케팅 등 모든 부분에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Wednesday, August 11, 2010

한국을 버려라

4년 전 이 책을 처음 정독했을 때보다는 훨씬 더 와닿고, 훨씬 더 예리하게 느껴지는 이성용 대표의 한국 사회에 대한 신랄한 비판들은 2010년의 대한민국 정/재계에서도 충분히 깊이 반성해 볼 만한 예민한 치부들을 건드리고 있다. 지나친 경쟁 위주의 사회 분위기,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 교육 문제, 갈수록 심해져가는 지방 불균형 문제, 대기업의 하청업체 "후려치기" 문화, 미디어/전문가들의 비정상적인 보도행태 등 5년여전 이 책이 처음 출판되었을 때 문제가 되었던 각종 "코리아 디스카운트" 현상의 부분적 원인들이 상당부분 해결되지 못하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지나치게 비관적이고 비판적인 책의 논조는 이 책을 접하는 많은 한국인 독자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겠지만, 냉정하게 객관적인 시각에서 바라보았을 때 고쳐야 할 한국, 한국인의 문제점들에 대한 지적은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개선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유엔 인권 위원회 식량 특별 조사관 장 지글러가 지적하는 세계 기아 문제의 핵심 원인은 자연 재해, 시장 가격 조작, 부패한 정치, 전쟁이다. 일시적/돌발적인 외부환경의 변화로 처하는 경제적 기아보다도 심각한 문제는 정부의 부패, 기초 인프라의 부족 등 보다 인위적인 요소들에 의해 고착화되어 있는 구조적 기아라는 사실은 놀랍고도 안타깝다. 철저히 신자유주의 질서하에 순응하며 하루 하루 밥벌이를 하고 있는 나로서는 저자가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신자유주의의 어두운 이면 또한 주목할 필요가 있으며, 균형잡힌 시각을 유지할 수 있어야겠다.

Sunday, August 8, 2010

Casablanca

1942년 작품. 사람들은 100년전에도 비슷하게 사랑하고 비슷하게 이별하고 비슷하게 슬퍼했나보다. 시대와 공간을 초월하여 감동을 전하는 이런 작품은 진정 "고전"이라 불릴만한 자격이 있다. 그 매체가 무엇이든 (whether it's a book, song, or a film).

Hurt Locker

누군가에겐 "War is a drug"일지도 모르겠지만 이 영화 속에서 그려지는 전쟁은 너무 잔혹하고 너무 추악하고 너무 잔인하다. 인류가 존재하는 한 궁극적으로 전쟁이 없는 세상, 진정한 평화가 과연 찾아 올 수 있을까?

The Bourne Identity, The Bourne Supremacy, The Bourne Ultimatum

본 시리즈는 한마디로 액션 명작이다. 탄탄한 스토리에 숨막힐듯 급박하게 진행되는 액션에 맷 데이먼의 열연까지.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한 오락 영화의 정석. Simply put, 팝콘에 콜라 빨며 멍때리며 신나게 즐기기 딱 좋은 영화. 오락 영화는 이래야 한다. 정말로.

Out of Africa

아웃 오브 아프리카는 케냐의 그림 같은 풍경을 바탕으로 로버트 레드포드와 메릴 스트립이 전하는 아름답고 슬픈 사랑 이야기로 비춰질 수도 있겠지만, 조금만 비판적으로 바라보면 다소 식상해져버린 전형적인 서양인들의 시각에 맞춰 그려지는 아프리카 기행기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생소한 원시의 땅에 파란 눈의 백인 주인공(들)이 던져지고 현지인 접촉 혹은 교육을 통해 새로운 삶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서구 문명을 비판한다"라는 plot을 뼈대로 얼마나 많은 이야기가 재생산되어 왔던가. 얼핏 보기엔 서양 지성의 자조적 반성이라 느껴질 수도 있겠다만, Chinua Achebe의 지적처럼 문제는 그 뼈대는 물론 그 위에 덧붙여지는 이야기들도 철저히 서양의 선입관과 편견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것이 아닐까. 그런 선입관과 편견이 확대 재생산 될 수록 Local African의 authentic African life에 대한 이야기는 허공에의 외침으로 그칠 수 밖에 없지 않을까.

Hotel Rwanda

1994년 Rwanda Genocide를 배경으로 한 실화 속 잔혹한 이야기를 마음이 적적해질 정도로 생생하게 전달하고 있다. 돈, 권력을 향한 욕망에 뿌리 깊은 증오심은 후투족이건 투치족이건 인간 근원의 동물적인 잔혹성의 끝을 보일 수 밖에 없도록 하였다는 사실, 그런 증오심의 역사적 시초는 벨기에를 비롯한 서구 열강의 탐욕이라는 사실, UN을 비롯한 국제 기구의 역할이나 책임 또한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는 사실에 가슴 깊은 곳에서부터 씁쓸함이 느껴지는 조금은 많이 우울한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