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 September 14, 2011

엄마를 부탁해


연초 미국 출간 이후 NYT, amazon 베스트 셀러 차트에 진입했다는 소식을 듣고는 언젠가 꼭 한번 읽어봐야겠다라고 생각한 엄마를 부탁해를 읽었다. 연휴기간 가벼운 마음으로 몰입해서 읽기 시작한 오랜만의 문학작품이었지만, 책을 내려 놓을때의 무거운 마음은 꽤나 여운이 길었다. 도입부에서부터 생소했던 2인칭 시점이라든가, 순식간에 독자를 이야기의 중심부로 던져버리는 임팩트 있는 문장들 (이를테면, 작품의 첫문장 "엄마를 잃어버린지 일주일째다.")은 한층 내밀감 있고 호소력 있는 스토리텔링을 위해 작가가 고안한 장치였음을 완독후에야 알아차렸다만. 너무나도 보편적이고 너무나도 마음에 와닿는, 슬프면서도 아름다운 이야기 한편을 읽은 느낌이랄까. 놀라운 건, 어렸을적부터 거실의 어딘가 모두의 눈에 가장 잘 띌만한 곳에 어김없이 미켈란젤로의 피에타 상 액자를 두셨던 우리 엄마와 우리 가족이 오버랩되며 작품 속 큰 아들 큰 딸이 느낀 감정 모두를 어느순간 생생히 내가 느끼고 있었다는 것.

Monday, September 5, 2011

나쁜 사마리아인들 Bad Samaritans






경제학적 background라고는 학창시절 접했던 Micro-economics AP course와, 경제학 입문 수업, 그리고 드문 드문 접했던 경제 신문에서의 기사들이 전부인 나이지만, 좋다 나쁘다의 가치판단 이전에 이미 자연스럽게 그동안 접해왔던 소위 주류 경제학적 시각에 알게 모르게 물들어 있었던 것이 틀림없다. 장하준 교수의 나쁜 사마리아인들은 그런 내가 읽는 내내 허를 찌르는 듯한 날카로운 지적들과 풍부한 역사적 사례들을 활용한 명쾌한 논리 전개에 감탄할 수 밖에 없었던 훌륭한 책이다. 이 책은 보다 공평하게, 보다 부유한 세계를 이룩해야 한다는 대전제하에, 선진국들이 어떻게 개발 협력에 나서야하는지 새로운 국제 개발 담론을 제시하고 있다. 즉, 작은 정부, 시장 자유화, 자유 무역 확대 등 소위 Washington Consensus로 대표되는 지난 20-30년간의 주류 개발 담론의 허상을 "나쁜 사마리아인들"이 자신들이 먼저 올라간 "사다리를 걷어차"고 있다는 날카로운 비유를 통해 신랄히 비판하고 있다. 자유로운 경쟁을 통해 성장한다는 명제하에, 저자의 아들과 같은 여섯 살 먹은 미취학 아동이 job market에 던져진다면 과연 얼마나 올바르고 훌륭한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인가. 마찬가지로 자유로운 경쟁을 통해 성장한다는 명제하에, 경제적/사회적/정치적으로 준비가 되지 않은 저개발국가들이 free trade market에 던져진다면 과연 얼마나 경쟁력있는 경제를 육성할 수 있을까. 보다 균형잡힌 시각과 접근을 강조하는 저자의 주장은 충분히 일리가 있고 설득력이 있다. 국방부 지정 불온서적이 되어버린 이 책을 비롯, 장하준 교수의 다수의 저서에 그토록 많은 독자들이 열광하는 이유는 어찌보면, 대다수의 주류 경제학자들이 외면해왔던 세계화와 시장 자본주의의 이면을 조목조목 비판하고 있는 장하준 교수의 행동하는 지식인으로서의 용기 때문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