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November 7, 2011

Real Steel 리얼 스틸

오랜만에 본 할리우드 오락영화 리얼 스틸은 기대 이상으로 흥미롭고 진부하지 않은, 재미있는 sf영화였다. 작품의 배경이 되는 가까운(!) 미래의 미국에서 벌어지는 로봇 격투기 선수권은 탄생 배경부터, 세부 조작법까지 놀라울 정도로 그럴듯하다. 아마도 가까운, 정말 가까운 미래의 어느시점의 누군가가 분명히 즐기고 있을 엔테테인먼트 산업이 아닐까. 내가 이런 전형적인 할리우드 영화에서 높이 사는 점 두가지는, 상상 속의 세계를 최대한 현실적으로 생생하게 그려내는 세세한 디테일과 관객을 쥐락 펴락하는 짜임새 있는 스토리 구성이다. 물론, 그 뒤에는 수만불, 수십만불씩 받는 각 분야별 세계 최고 수준의 전문가들의 섬세한 작업들이 숨어있겠지만. 재미있게 본, 하지만 아무 생각 없이 가볍게만 보진 않았던 흥미로운 영화.

Wednesday, November 2, 2011

The Tree of Life 트리 오브 라이프


2011년도 칸느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이라길래, 우주의 섭리를 화려한 영상미로 표현한 독특한 작품이라길래, 큰 기대를 하고 본 영화. 묘하게도 내 삶에서 가장 소중한 한분을 보내드린지 얼마 지나지 않아 적적해하고 있던 참에 접한 작품이라 그런지, 평소보다 더욱 공감하며 관람한 작품이다. 중간 중간 우주와 자연의 거대하고 웅장한 섭리를 이야기하던 부분에선 졸음이 몰려오기도 했지만. 잔잔한 명곡들과 화려하고 아름다운 영상들을 재료로 지구상의 70억명 인류 개개인의 삶이 얼마나 숭고하고 위대한지 멋지게 그려내고 있다만, 동시에 모래알만큼 미약한 존재인 인간의 섣부른 오만과 무상한 삶에 대한 씁쓸한 감정도 함께 든, 잔잔하지만 감명 깊은 영화.

Tuesday, October 4, 2011

Lila Lila 릴라 릴라

독일 영화는 왠지 딱딱하고 어렵고 무거울 것만 같다는 선입관을 단번에 날려준, 가을날의 소중한 추억을 더욱 빛나게 기억시켜줄 보석같은 영화. 삭막한 도시 남자들의 가을 감성을 충만하게 채워줄, 마음이 따뜻해지는 잔잔한 작품이랄까. 일상의 지루함에 파묻힌, 틀에 박힌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이름 없는 인생이 꿈꾸는 우연한 만남과 우연한 발견, 그리고 새로운 삶을 개성 있게 그려낸 재미난 작품이다. 여물어가는 가을날의 풍경과 함께 잔잔히 즐기기엔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Paris,

"사랑을 부르는 파리"라는 한국판 제목을 이 영화에 갖다 붙인 영화배급사 마케팅팀의 담당자는 조금이라도 많은 한국의 대중의 관심을 끌고자하는 의도였겠지만, 유치한 제목이 작품의 완성도를 오히려 저해한 좋은 사례가 아닐까. 내가 보는 이 작품의 핵심은 심장병으로 인해 시한부 선고를 받은 피에르의 눈으로 바라본 파리의 일상적인 하루하루, 그리고 그 일상의 소소한 아름다움이다. 피에르를 중심으로 돌고 돌아 잔잔히 사라지는 플롯 전개는 굉장히 세련된 느낌이라, 몰입감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 또 한편의 추천하고 싶은 프랑스 영화 수작.

Black Hawk Down 블랙 호크 다운


소말리아 모가디슈에서의 참혹한 전투를 그려낸, 2001년 리들리 스콧 감독 작품. 사실상 무정부상태나 다름없는 혼돈의 소말리아를 철저히 서구, 미국인의 시각에서 바라본 단편적인 모습으로 그려내고 있다. UN의 Peacekeeping Operation의 실제 day-to-day operations이 참혹한 현실에서 어떤 한계를 갖는지 다시 한번 확인시켜준다. 그들이 어떤 숭고한 목적의식을 갖고 왔다고 하더라도 어쨌거나 현지인들에게는 환영하고 싶지 않은 이방인인 경우가 많을 테니...어떤 감독이 제작했건 관계 없이, 대체 할리우드의 전쟁영화는 왜 이토록 한결같이 비슷한 감상이 남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