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 March 11, 2012

디센던츠 The Descendants

기내에서 발견한 이 영화 디센던츠는 기내에서 보기엔 너무 아까울 정도로 세밀한 감정 묘사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하와이의 아름다운 풍경과 조지 클루니의 무거운 내레이션과 감정 몰입, 그리고 평화롭게 슬픔을 한층 부각시키는 잔잔한 음악까지 근사하게 버무러진 좋은 작품이다. 모두가 꿈꾸는 하와이에서의 삶이 일상이 되는 순간 하와이의 아름다움과 평화로움은 역설적으로 더 슬프고 비극적으로 느껴지는게 당연할테지. 나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이만큼 슬픈 이야기에 열광하는 이유는, 아내를 잃고 뒤늦게 그녀의 불륜사실까지 알아가는 비극의 주인공을 바라보며 우리 삶이 상대적으로 더 행복하게 보여지기 때문은 아닐까.


서툰 사람들


사랑하는 사람과의 소소한 기념일을 기념하며 대학로의 어느 극장 맨 앞자리에서 신나게 웃게 해 준 의미 있는 작품. 한편으론, 모처럼 관람한 연극이라 여러모로 독특한 느낌으로 다가온 작품이다. 그래서인지 공연 시작과 동시에 도둑과 친구가 되고 심지어 사랑에 빠지게 되는 독특한 이야기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몰입해 버렸다. 허나, 마냥 행복한 해피 엔딩에도 마음 한편에 남는 씁쓸함은 아마도 돈과 명예, 그리고 권력이라는 세속적 성공의 잣대에 맞춰 아등바등 비틀거리며 하루하루를 버텨가는 작품속 화이와 덕배, 더 나아가 이 시대의 모든 젊은 청춘들이 마음 깊은 곳에 간직하고 있는 공허함과 외로움에 잠깐이나마 깊이 공감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코러스 Les Choristes


마음이 따뜻해지는 프랑스 영화 코러스. 사실 이 영화를 보겠노라 마음을 먹었던건 한창 프랑스 문화원을 다니던 몇년전이었지만 이런 저런 이유로 이제야 보게되었다. 2차대전 이후 프랑스 시골에 위치한 문제아 학교에 새로이 부임한 마티유 선생이 음악을 통해 아이들에게 새로운 꿈과 희망을 선사하는 감동적인 작품이다. 감동만큼이나 자연스레 몇가지 의미 있는 의문들도 이어진다. 진정한 스승은 어떠해야하는지, 음악과 예술이 인간의 삶에 어떤 순기능을 할 수 있는지, 교육은 어떠해야하는지, 타인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리더란 어떠해야하는지...

Monday, February 20, 2012

Letters from Iwo Jima 이오지마에서 온 편지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2006년 이오지마 전투 연작 중 이오지마에서 온 편지는 철저히 일본의 관점에서 그려낸 전쟁영화다. 승전국 미국 감독이 들려주는 패전국 일본군의 이야기는 그 자체로 이색적이며, 극중 인물들의 내러티브로 들려지는 각각의 평범하지만 행복했던 일상들은 충분히 씁쓸하고 슬픈 보편적인 인간의 감정을 다루고 있다. 이 작품을 보면서, 평화로운 일상을 이어가는 선량한 평민들이 다수라고 가정한다면, 전쟁은 결국 국가와 군대를 움직이는 권력자들의 욕심으로부터 시작하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게 아니라 조국의 번영과 영광을 위해 가족을 져버리고 자발적으로 전쟁에 참여하는 전쟁광들이 대다수일리는 없을테니. 어찌보면 권력의 최정점에 있는 탐욕스런 정치가들이 책상앞에서 내리는 사소한 결정을 바탕으로 한 집단체면이 국민 개개인의 삶을 짓밟는 무자비한 힘겨루기를 일으키는건 아닐까. 결국 어떤 숭고한 목적으로 일으킨 전쟁에서라도 총대를 겨루고 있는 전장의 병사들에겐 어느 순간 누구를 위한 전쟁인가 하는 필연적인 의문이 생길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여기까지가 최대한 제 3자의 입장에서 바라본 감상평이라면, 식민지배를 받고 있던 대한제국의 후손으로서의 감상평은 어디까지나 냉소적일 수 밖에 없다. 일본제국의 무모한 탐욕에 얼마나 많은 한국인들이 저보다 심한 핍박과 고통을 강요받았을지 분명히 알고 있고, 생생히 상상할 수 있기에 철저히 일본인의 관점에서 그려지는 작품 속 일본인들의 슬픔과 아픔을 아무런 비판의식 없이 받아 들이기는 어렵다. 아오지마 전투에 징병된 조선인들의 관점에서 그려진 작품이 나온다면 아마도 확연히 다른 느낌이리라.

Wednesday, February 15, 2012

3 Idiots 세 얼간이

2009년 인도를 휩쓸며 단숨에 역대 최고 수입 발리우드 영화로 등극한 세얼간이는 마냥 흥겨우면서도 우리 인생에 주는 교훈이 큰 영화다. 엉덩이를 흔들며 알 이즈 웰을 외치는 아미르 칸이 던지는 메세지는 자살률이 치솟는 인도 사회에 국한되지 않고, 심화되는 경쟁에 지쳐가고 있는 한국 사회, 나아가 살아남거나 죽거나 약육강식의 무한 경쟁을 강요하는 현대 자본주의 사회 전체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똑같은 잣대에 맞춰 경쟁하고 등수를 내 승부를 가리고, 똑같은 잣대에 맞춰 인생의 성공을 평가해선 구성원 모두가 진정한 행복을 찾기 힘들다는 것. 물질적으로 풍요한 국가일수록 국민들의 행복도 지수는 오히려 더 낮다는 사실, 빈곤한 나라 국민들의 삶에 대한 만족도 혹은 행복 지수가 훨씬 높다는 사실만 보아도 모두가 명백히 알수 있는 진리이지만...어딘가 분명히 잘못되어 있다. 어디서부터가 문제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