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 March 18, 2012

더 콘서트 Le Concert

이 영화 더 콘서트, 차이코프스키 바이올린 협주곡에 이만큼 멋진 이야기를 담아낸 감독이 존경스러울 정도다. 마지막 10여분은 한동안 느껴보지 못한 전율이 밀려올 정도로 감동적인 연주가 이어진다. 멜라니 로랑의 눈물 연기에 어우러진 차이코프스키의 멜로디는 샤틀레 극장의 화려함과 함께 잔잔한 여운을 남긴다. 나름 오케스트라에 잠깐이나마 몸 담았던 나로서는 그 감동이 더 클 수 밖에 없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럴 듯한 이야기와 완벽한 음악이 어우러진 볼 만한 작품.


노다메 칸타빌레 최종악장 2


여전히 감흥이 덜한 노다메 칸타빌레 우려먹기 속편의 마지막. 유독 지루한 느낌이 들지만 영화 내내 소개되는 피아노 협주곡들은 훌륭하다. 아무리 봐도 우에노 쥬리는 노다메 그 자체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노다메와 혼연일체가 되어 엉뚱하면서도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을 생생히 재연해낸다. 그럼에도 많이 아쉬운, 노다메 이야기와 빠리 판타지의 만남 마지막 편.

서약 The Vow


실화에 영감을 받았다는 이 영화 서약의 소재는 예상 외로 신선하다. 관람전 시놉시스를 읽고는행복한 커플에게 찾아온 불의의 사고와 기억상실, 그리고 이어지는 슬픔의 먹구름을 기대할 법 하지만 이 영화는 그런 예상을 교묘하게 빗나가며 신선한 재미를 선사한다. 실화를 얼마나 충실히 재연한건지, 어디까지가 소설이고 어디까지 실제 사연인지 조금의 의문은 남지만, 소소한 감동을 전하는 아름다운 이야기.

칼 라거펠트 사진전


샤넬의 디자이너 칼 라거펠트 사진전은 감각적이고 영감이 가득찬 작품들을 감상할수 있는 기회이긴 했지만 비좁은 전시 공간을 메운 비정상적으로 많은 인파 속에서 정상적인 관람이 거의 불가능했다는 점이 무척이나 아쉽다. 전시 일정의 막바지였다는 영향이 컸겠지만, 동시에 이만큼 많은 한국인들이 열광할만한 컨텐츠의 전시회였나 하는 점은 의문으로 남는다. 근사한 브랜딩 덕으로 성황리에 마친 전시회는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고. 개인적으론 대학원생들이 VIP 티켓을 무료로 건내준 입장부터 남달랐고, 전시장에서의 운명적이며 드라마틱한 사건(!) 덕분에 잊지 못할 전시회로 남을 것만 같다.

월스트리트 몽키 Bank


데이빗 블레딘의 장편 소설 월스트리트 몽키 (원제: Bank)는 한마디로 너무 "재밌게" 읽힌다. 투자은행 M&A부서의 신입 애널리스트들의 일상이 얼마나 치열하고 삭막한지, 어떤 생각을 하며 인생을 "견뎌"내는지 재밌게 풀어낸 소설로, 때로는 굉장히 가볍지만 마냥 가볍게만 느껴지지 않는 의미 있는 메세지가 담겨 있는 작품이다. 깐죽대는 동기를 골려먹기 위해 몰카를 찍고, 맥주에 환각제를 타는 모습은 난잡한 Frat들의 대학 생활과 별반 다르지 않아 보이지만, 무언가에 홀린 듯 2년만 버티자는 목표로 하루하루 격무를 버텨내는 주인공의 자기 반성과 삶에 대한 고민은 나 역시도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어떤 삶을 살아야하는지 다시 한번 고민하게 만든다. 아래 문단은 이 책에서 가장 공감하고 마음에 와닿았던 글귀. 결국 우리는 모든 것이 제대로 이루어지리라는 막연한 희망과 함께 하루 하루 그저 더듬거리면서 이 세상에서 의미를 찾으려 애쓰는것일지도...


"나는 정말 모르겠어요...살면서 무엇을 해야하는지 정말로 알고 있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 자기가 수석 바이올리니스트나 수의사가 될 운명이라고 생각했던 아이라도 의심으로 괴로워 하지 않았을까? 내가 요즘 품게 된 생각이지만, 우리는 그저 더듬거리면서 결국에는 모든 것이 제대로 이루어지기를 바라면서 이 세상에서 의미를 찾으려 애쓰는 게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