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 March 11, 2012

코러스 Les Choristes


마음이 따뜻해지는 프랑스 영화 코러스. 사실 이 영화를 보겠노라 마음을 먹었던건 한창 프랑스 문화원을 다니던 몇년전이었지만 이런 저런 이유로 이제야 보게되었다. 2차대전 이후 프랑스 시골에 위치한 문제아 학교에 새로이 부임한 마티유 선생이 음악을 통해 아이들에게 새로운 꿈과 희망을 선사하는 감동적인 작품이다. 감동만큼이나 자연스레 몇가지 의미 있는 의문들도 이어진다. 진정한 스승은 어떠해야하는지, 음악과 예술이 인간의 삶에 어떤 순기능을 할 수 있는지, 교육은 어떠해야하는지, 타인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리더란 어떠해야하는지...

Monday, February 20, 2012

Letters from Iwo Jima 이오지마에서 온 편지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2006년 이오지마 전투 연작 중 이오지마에서 온 편지는 철저히 일본의 관점에서 그려낸 전쟁영화다. 승전국 미국 감독이 들려주는 패전국 일본군의 이야기는 그 자체로 이색적이며, 극중 인물들의 내러티브로 들려지는 각각의 평범하지만 행복했던 일상들은 충분히 씁쓸하고 슬픈 보편적인 인간의 감정을 다루고 있다. 이 작품을 보면서, 평화로운 일상을 이어가는 선량한 평민들이 다수라고 가정한다면, 전쟁은 결국 국가와 군대를 움직이는 권력자들의 욕심으로부터 시작하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게 아니라 조국의 번영과 영광을 위해 가족을 져버리고 자발적으로 전쟁에 참여하는 전쟁광들이 대다수일리는 없을테니. 어찌보면 권력의 최정점에 있는 탐욕스런 정치가들이 책상앞에서 내리는 사소한 결정을 바탕으로 한 집단체면이 국민 개개인의 삶을 짓밟는 무자비한 힘겨루기를 일으키는건 아닐까. 결국 어떤 숭고한 목적으로 일으킨 전쟁에서라도 총대를 겨루고 있는 전장의 병사들에겐 어느 순간 누구를 위한 전쟁인가 하는 필연적인 의문이 생길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여기까지가 최대한 제 3자의 입장에서 바라본 감상평이라면, 식민지배를 받고 있던 대한제국의 후손으로서의 감상평은 어디까지나 냉소적일 수 밖에 없다. 일본제국의 무모한 탐욕에 얼마나 많은 한국인들이 저보다 심한 핍박과 고통을 강요받았을지 분명히 알고 있고, 생생히 상상할 수 있기에 철저히 일본인의 관점에서 그려지는 작품 속 일본인들의 슬픔과 아픔을 아무런 비판의식 없이 받아 들이기는 어렵다. 아오지마 전투에 징병된 조선인들의 관점에서 그려진 작품이 나온다면 아마도 확연히 다른 느낌이리라.

Wednesday, February 15, 2012

3 Idiots 세 얼간이

2009년 인도를 휩쓸며 단숨에 역대 최고 수입 발리우드 영화로 등극한 세얼간이는 마냥 흥겨우면서도 우리 인생에 주는 교훈이 큰 영화다. 엉덩이를 흔들며 알 이즈 웰을 외치는 아미르 칸이 던지는 메세지는 자살률이 치솟는 인도 사회에 국한되지 않고, 심화되는 경쟁에 지쳐가고 있는 한국 사회, 나아가 살아남거나 죽거나 약육강식의 무한 경쟁을 강요하는 현대 자본주의 사회 전체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똑같은 잣대에 맞춰 경쟁하고 등수를 내 승부를 가리고, 똑같은 잣대에 맞춰 인생의 성공을 평가해선 구성원 모두가 진정한 행복을 찾기 힘들다는 것. 물질적으로 풍요한 국가일수록 국민들의 행복도 지수는 오히려 더 낮다는 사실, 빈곤한 나라 국민들의 삶에 대한 만족도 혹은 행복 지수가 훨씬 높다는 사실만 보아도 모두가 명백히 알수 있는 진리이지만...어딘가 분명히 잘못되어 있다. 어디서부터가 문제일까.








Tuesday, January 31, 2012

구글드 Googled: The End of the World as We Know It

뉴요커지 칼럼니스트 켄 올레타가 3년여간의 취재를 바탕으로 들려주는 흥미로운 구글 이야기. 1998년 스탠포드의 컴퓨터 괴짜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이 설립한 구글이 어떻게 성장했고, 업계 경쟁 구도는 물론, 나아가 전세계인간의 삶을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 분석하고 있다. 지난 10여년의 짧은 기간 동안, 검색서비스를 하나의 플랫폼으로 하여, 온라인 검색 서비스를 비롯 방송, 광고, 도서, 컨텐츠, 휴대폰/TV OS 등 믿을 수 없을 만큼 광범위한 영역에서 무섭게 성장해온 구글을 바라보며 사람들이 경외를 넘어 두려움을 느끼는 것은 당연하다는 느낌이 든다. 1925년 설립 이래 미국의 대표적인 주간지로 널리 알려진 뉴요커지라는 전통적인 미디어 산업에 몸담고 있는 저자이지만, 구글이 다양한 산업에 미치는 엄청난 파급 효과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이 특히나 인상적이며, 구글, 페이스북, 야후, MS, CBS 등 미국의 주요 기업들과 그 구성원들이 어떤 전략적 고민을 하고 어떤 의사결정을 하는지 글로나마 생생하게 접할 수 있다는 점도 좋았다.

Tuesday, January 24, 2012

아내가 결혼했다


아내가 결혼했다는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볼만하고 많은 생각거리를 던지는 작품이다. 그 생각들이 설령 기존 관념들에 비춰 불경스럽고 불쾌할지라도. 감독은 2천년전 만들어진 일부일처제 기반의 결혼이라는 제도가 불합리한 건 아닌지 도전하고 있다. 한 여자가 두집살림을 하는 다소 급진적인 방식으로. 사회의 많은 면이 2천년전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달라졌으므로 결혼이라는 제도 또한 변화가 필요할 수도 있다는 논리다. 일종의 관습이 되어버린 일부일처제에 의문을 던지려는 시도 자체는 큰 의미가 있지만 더 나은 대안이 없이 무책임한 의문제기에 그치기에 작품 내용에 크게 공감할 수는 없다. 작품속 손예진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일처다부제는 정말로 사랑에 사랑을 더하는 걸까? 혼자만의 욕심 (그것이 성욕이든 보호욕이든)을 채워 더 큰 자기만족을 얻기 위한 이기심의 끝이 아닐까?배우자의 불행과 슬픔엔 전혀 관심 없이 무책임한 태도로 자신만의 안위를 좇으며 상대방의 이해를 강요할 것이었다면 애시당초 일부일처제란 틀 안에서의 상호 서약으로 이루어진 결혼을 하지 말았어야만 했다. 이런 맥락에서 아내가 결혼했다의 손예진이 전달하고자하는 메세지는 결국, 약속을 깨고 자기만족을 위한 배우자의 희생만을 강요하는 무책임한 이기심의 발로에 그치지 않는다. 이런 논리적 모순이 이 작품이 불편한 가장 큰 이유다.